블라디 보스톡에서 2박 3일을 마치고 드디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실었다.
시베리아 벌판을 힘차게 달리는 기차...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거대한 대륙의 설경.....
닥터 지바고 에서 연상되는 시베리아에 대한 향수 때문인가. 우리는 호기심, 기대감으로 가득찬 설레임으로 열차에 올랐다.

블라디 보스톡 역에서 기차 타기전에 한컷...(기대감. 설레임..그리고 약간의 불안감)
극동의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 까지는 총 길이 약 9,300Km 지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며 꼬박 달려도 6박 7일이 걸린다.
우리는 이르쿠츠크 까지 가기로 했는데 그것도 약 62시간을 달려야 한다.
우리는 4인실 (꾸뻬)에 예약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장거리 여행자 들을 위해 모든 객차는 침대 칸으로 되어있다.
실내 온도는 늘 22도 이상 유지 하며, 항상 뜨거운 물이 나온다.
차량 칸 마다 두명의 차장이 있는데, 차내의 모든일을 책임 진다. 기차표는 차장이 보관하여 승객이 하차 할때 돌려준다.
이는 거주지 등록증과 같은거라..중요하다.

객차 입구에는 늘 뜨거운 물을 담은 물통이 준비 되어 있어 커피, 컵라면은 늘 먹을수 있다.

복도 끝에는 화장실이 있다...비록 좁지만, 차장 눈치 봐가면서 머리 감고, 씻고 할건 다 했다.
엽기적인 도끼 든 그녀(차장)로 부터 엄청 눈총을 받았지만서도...

화장실 내부의 모습....
좁고 옹색하지만..그런대로 쓸만 했다.
세면대 구멍에 골프 공을 끼워서 물을 받아 사용하기도 했지만. 2인1조로 패트병에 물을 받아서 부어주고 해서 머리 까지 감았다.
차장이 엄청 눈치를 주는 바람에 살짝 살짝 감았다..나중엔 화장실 문을 잠그는 횡포까지 부렸다..엄청 무서워.
러시아 인들은 잘 씻지않는가봐.다행히 하바로프스크 까지는 객차가 꽉 찼지만,
그 이후 러시안 인들은 몇사람 없어서 우리가 객차 전세내어 사용하는 호사를 누렸다

자작나무 숲...
열차가 달리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펼쳐지는 자작나무 숲.
가을에는 황금 물결을 이루어 볼만 하다지만. 눈 덮힌 자작나무 숲도 볼만하다.

세계에서 제일 추운 베르호얀스크...
영하40도 까지 내려 간다고 하니...과연 그 추위는 어느 정도 일까.
그래도 그곳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 곳을 통과 할 때는 차창 밖이 꽝꽝 얼어 붙고 손자이에 손이 쩍쩍 들어 붙어...과연 그 추위를 실감 할 수 있었다.
잠시 밖으로 나가 공기를 들어마시니...순간적으로 코안이 꽁꽁 얼어 버리는 느낌...
우~~~와 진짜 추웠다.

자작나무 숲이 끝날 즈음...전나무 숲이 펼쳐진다.
끝없이 펼쳐지는 눈 덮힌 시베리아 벌판의 자작나무 숲과 전나무 숲....한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열차가 잠시 정차하는 곳에서는 하얀 눈을 뒤집어 쓴채 거의 눈 속에 파 묻힐 듯 한 집들이 옹기 종기 모여 저런 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앞에 보이는 고추장....
3박 4일의 우리의 식단에서 최고였다. 한통씩 나누어 가져 오랬더만..무겁다고 빼놓고 온 사람도 있었지만서도...
검고 딱딱한 빵에 발라 먹으면. 제대로 맛이 난다.
딸기 쨈 처럼.



우선 열차 안에서 나흘동안 먹을 음식이 제일 걱정이었는데, 먹거리는 걱정없이 해결되었다.
정차 하는 역마다 동네 주민들이 음식물을 만들어 들고 나와 팔았다.
짧게 정차 하는 역도 있지만, 30분 정차 하는 역도 있어 찐 감자, 코르켓, 빵, 음료수, 보드카 등등
열차가 잠시 정차 하는 동안 영하 25도 이하 내려가는 추위에 양말도 신지 않은채, 스리퍼를 발에 걸고 눈길을 뛰어 내려가서
따끈한 찐감사 사먹는 재미란.....아찔하면서도 스릴 만점이었다.
러시아 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웃고 있지만 엄청 추워 속으론 벌벌 떨고 있어다..어이그 추워.
횡단 열차 100배 즐기기---*
기차가 2,30분 정차 하면 기다렸다가 총알 같이 뛰어내린다.
마을 주민들이 만들어 온 음식을 한아름 사서 냉큼 기차에 올라왔다.
영하 2,30도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강인한 심장과 러시아어 한마디
"스콜까?" 와 가격을 찍어줄 계산기 하나면 충분하다


나흘 밤 낮으로 우리는 세번의 새벽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