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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의 여행스케치] 아마존강 횡단
난민 수송선 같은 배면 또 어때 여긴 아마존 … 맞춰 사는 게지

아마존 상류의 도시 페루 이키토스에서 시작한 아마존강 횡단이 닷새째에 접어들었다. 배는 콜롬비아의 레티샤를 지나 브라질 영역의 강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구간마다 나누어진 배편들은 시간대가 서로 맞지 않아 실제로는 배를 탄 시간보다 멈춰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모레면 마나우스에 도착할 겁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선장 아저씨는 어린 딸을 목마 태운 채 나와 마주칠 때마다 남은 항해 시간을 알려주고는 했다. 열흘 뒤면 아마존 강 하류에 도착할 것이었다.
화물선이면서 여객선이기도 한 배 안은 그물침대들로 그득했다. 낮게 구름이 깔린 아마존을 느리게 헤쳐가는 낡은 배는 난민수송선 같기도 했다. 각자 알아서 준비한 그물침대를 갑판 빈자리에 걸어두고 밤과 낮을 번데기 같은 자세로 보내야 했다. 그물침대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하나가 몸을 뒤척이면 옆 것들까지 덩달아 출렁댔다.
여행객은 몇 되지 않았다. 나처럼 아마존 강을 배로 횡단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이들이었다. 어쨌거나 단조로운 아마존의 풍경은 끝도 없이 이어졌고, 가끔씩 멀리서 강의 명물인 분홍색 돌고래들이 튀어올랐다.
배에서는 하루 세 끼를 배급했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집어넣어 끓인 쌀죽이나, 샌드위치임을 과시하기 위해 작은 햄과 말라붙은 치즈 한 조각씩을 끼워넣은 빵 같은 것들이었다. 그것도 줄 서서 자리가 빌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세면대 수도꼭지와 구석에 '다행히도' 설치해 놓은 샤워기에서는 정제하지 않은 흙색 강물이 흘러나왔다. 횡단을 시작하기 전 한 원주민 집에서 민박을 하며 강에다 모든 생리현상을 해결했던 게 떠올랐다.
이런 상황임에도 밤새 옆의 색시를 잡아가도 모를 만큼 잘 잤고(검문할 땐 억지로 일어나야 했지만), 이것저것 주는 대로 맛있게 잘 받아먹었고, 똥색 물에 나름대로 구석구석 잘 씻었다. 이곳은 아마존이었다.
* 이 글은 글쓴이 오영욱님의 동의를 받아 운영자가 올리는 글입니다.
* 자료출처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200&Total_ID=2570091
- Hit : 277 , Vote : 46 , Date : 2007/02/12 16:56:56 , (1077.5)에 등록된 글입니다.
2009.03.12 06:29:46 (*.88.7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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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니깐.. 저도 아마존 강을 건너가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