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과테말라 여행의 시작은, 멕시코 국경지역인 Tapachula(따빠출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난, Tapachula(따빠출라)에서 과테말라 시티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차를 탄지 20분쯤 지났을까?

무슨 용지를 나누어 준다. 입국신고서와 무비자 용지였다.

더듬더듬 내 인적사항을 기록해 나갔다.

기초 스페인어를 할 수 있음에도, 이상하게 이런 건 긴장된다.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기록하는데, 실생활에서 쓰는 용어와 서류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조금 달라서 당황했다.

이러기 싫은데.....

정말 이러기 싫은데.....

옆에 앉은 에콰도르 남자 것을 슬쩍 곁눈질 했다.

시험 때도 컨닝따위 하지 않은 나인데, 이런걸로 남의 것을 컨닝(?) 하다니.

내 자신이 너무 웃기고 한심스러워서 머리통을 바닥에 콱 박고 싶어졌다.

그 순간, 옆자리에 앉은 에콰도르 남자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선뜻 도와주고 나섰다.

여기에선 이걸 적어라, 저걸 적어라 하며 일러준다.

난, 남자가 시키는대로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정말 신기하지. 기초 스페인어는 곧잘 하는데, 왜 이거 적기는 이리도 힘든지.

오죽했으면 에콰도르 남자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 말은 잘하는데....

 

라며 말을 한참 얼버무린다.

끝내 말을 잇지 못한 에콰도르 남자는 웃음으로 마무리 지었다.

아무래도 내 기분을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잠시후, 국경에 도착했다.

사람들을 따라 내리고 줄을 서서 과테말라 입국 도장을 받았다.

음, 국경 분위기 정말 최악이다.

얼쩡거리는 꼬마 아이들, 거슬린다, 거슬려.

다시 차로 돌아와서, 7시간에서 8시간 정도 달렸다.

비도 오고, 차도 막히고, 도로에 문제가 있어서 한두 시간 더 걸렸는데,

과테말라 시티에 도착했을 땐 벌써 밤이었다.

그리고 정말 안타깝게도 난.... 과테말라 돈인 께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버스터미널에서 수중에 있는 멕시코 돈 페소를 환전하고 가까운 근처 싸구려 호텔로 갔다.

좀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았지만, 주위가 어둑어둑해서 그냥 50께찰 내고 하룻밤을 묵었다.

지금은 환율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 50께찰이면 우리나라 돈 7500원쯤 되는 금액이었다.

하룻밤 묵는데 7500원이면 싼 거지만....

느낌상 거기 하룻밤 묵는데 30께찰이나 35께찰 하는 것 같았다.

뭐, 방은 독방이고 화장실까지 딸려있으니까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몇 시간 후에 일어났다.

부스럭 부스럭.

사삭. 사삭.

어디선가 심상찮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불을 켜보니 방바닥에 바퀴벌레가 기어다닌다.

너무 끔찍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여기 더러워도 너무 더럽다.

결국 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새벽 5시쯤에 가방을 챙겨서 나왔다.

 

새벽...

밖은 어슴푸레하고...

난 과테말라 시티에 있다.

무서운 것도 몰랐다.

바퀴벌레가 너무 끔직해서 어서 안띠구아에 가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거리를 걸었지 싶다.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안띠구아 가는 버스가 어디냐고 계속 물었다.

4번정도 물었을 때, 난 안띠구아 가는 일명 닭장 버스라는 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다.

안띠구아까지 5.5께찰.

 

안띠구아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