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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안띠구아 그리고 Pacaya 화산

안띠구아 시계탑
얼마쯤 달려서 도착한 안띠구아는 과테말라 시티와 많은 부분에서 달랐다.
시티처럼 칙칙한 분위기가 아닌 활기 넘치며 밝은 분위기로 첫느낌이 합격점 이상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안띠구아에 대한 지금 내 느낌은 많이 좋지 않다.
안띠구아에서 스페인어를 좀 더 배울 요량으로 홈스테이를 했었는데,
내가 다닌 학원과 홈스테이 집 사람들이 정말 별로였고, 안띠구아에서 만난 과테말라 사람들 또한 정말 별로였다.
그들의 말의 시작은, 돈에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났다.
너 시계 얼마짜리니?
너 가방 얼마짜리니?
니가 입은 옷 너무 좋아보인다.
신발 얼마주고 샀어?
너 지금 돈 얼마 가지고 있니?
말 끝마다 돈돈 거리는데 정말 짜증스러웠다.
뭔가를 은근히 바라는 듯한 홈스테이 집 사람들과 나를 가리켰던 선생님.
이런식으로 나오면 뭘 주려는 마음이 있어도 주고 싶지 않은 법이다.
결국, 난 안띠구아가 너무 싫어서 빠까야 화산을 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렸다.
Pacaya(빠까야) 화산.
과테말라를 여행하는 여행객의 90%가 올라가는 화산이, 바로 이 빠까야 화산이다.
과테말라 최고의 여행지인 안띠구아와 가깝기도 하거니와, 화산치고는 산새가 험한 편이 아니라서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난 아주 힘들게 올라갔다.
저질 체력도 체력이지만, 날씨가 아주 거지 같았기 때문이다.
아침과 오후 중 고를 수 있는데, 다들 아침이 좋다고 해서 아침을 선택했는데...
참말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었다.
가이드들도 바람이 심하게 부니까 조심하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줬고
사람들도 얼굴을 후려치듯이 부는 바람에 기가 질린 듯 힘겨워했다.
제법 오른 것 같다.
마지막 고지를 앞두고, 바람은 더 거세졌고...
사방에서 돌이 날아다녔다.
나도 몇 번 맞았다. 비록 작은 크기였지만 꽤나 매서웠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는데,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도 선뜻 발을 내딪디 못하고 힘겨워 한다.
춥기는 오지게 추워서 콧물이 주르륵 흐른다.
최악의 투어다.
올라오는 건 어찌 올라왔는데, 내려가는 건 너무 힘들다.
여기저기서 굴러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반쯤 미끄러지며 내려왔다.
다 내려와서 화장실에서 얼굴을 봤을땐, 그저 웃음 밖에 안 나왔다.
얼굴에 화산재가 묻었는지 거뭇거뭇하다.
외국인이 내 얼굴을 보면서
-Que bonita! 예쁜데?
라며 놀릴 정도였으니.
빠까야...
난 정말 힘들었는데, 길에서 만난 일본인은 빠까야 투어가 쉬웠단다.
날씨 좋을 때 갔나 보다.
부럽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