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화산 산타 마리아
인디헤나 마을겸 시장을 구경하는 방과후 활동에 이어서, 다음은 화산 산타 마리아 투어에 나섰다.
투어는 주말에 이루어졌고, 주말 동안에 빈둥빈둥 노느니 화산이나 한 번 더 오르자는 마음으로 참가했다.
학원 원장이, 빠까야보다 곱절은 힘들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내게 몇 번이나 물었지만
난 아주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날씨 최악인 빠까야도 갔는데 이걸 못 갈까봐? 하는 마음으로 참가했다.
그런데, 이건 투어가 아니라 거의 생지옥이었다.
내가 앓는 소리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과테말라 께찰떼낭고에 가서 화산 산타 마리아를 올라봐라.
그러면 알 거다.
오르는 데만 4시간이 걸렸다.
차에서 내려 화산 근처까지 걷는데 40분 정도였고,
나머지 시간은 오로지 화산에 달라붙어서 기어 올라가야 했다.
커다란 바위를 손으로 짚고 올라가는데, 지대가 높은 걸까.
숨이 턱턱 막혔다.
빠까야 올랐을 때 숨이 막히지 않았는데-
이상해서 가이드로 나선 학원 원장에게 물어보니, 화산이 좀 높아서 그렇단다.
정말 높아도 너무 높았다.
끝도 없이 이어지고, 다 왔나 싶어서 물어보면 중간쯤이란다.
이러다 골로 가겠다 싶어서,
-못 올라가겠어. 여기서 기다릴테니 갔다 와.
라고 하니, 원장이 무조건 끝가지 올라가야한단다.
정말 3발자국 움직이고 쉬기를 반복하면서 어렵게 올랐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한 순간.
바닥에 주저 앉아서 쉬었다.
아래를 내려다 보는데, 이렇게 멋져도 되는 걸까?

산타 마리아 화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

죽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화산

정상에서 본 풍경. 구름이 발 아래에 있다. 다른 산들도 아래에 있다.

정상에 새겨진 흔적들
구름이 내 발 아래에 있는 게 아니라, 저- 아래에 있었다.
다른 산도 저- 아래에 있었다.
대체 내가 얼마나 기어 올라온 걸까?
아- 그야말로 절경이다.
내가 넋을 놓고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데, 원장쌤이 말했다.
-고생한 보람이 있지? 넌, 평생 잊지 못할 거다.
그렇다.
난 평생 잊지 못하고 있다.
과테말라 하면 산타 마리아 화산이 떠오르니까.
여담이지만, 화산에서 다시 내려올 때 무릎 아파서 죽을 뻔 했다.
경사가 깎아지르는 곳을 4시간 동안 내려오는데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이러다가 무릎 나가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렇게 힘겹게 내려올 때,
헉헉 거리며 올라가는 외국애들과 마주쳤다.
살다, 살다가 체력좋은 외국애들이 그렇게 힘들어 하는 모습은 또 처음봤다.
다들 얼굴이 쩔어 있었다.
그들이 내심 부러운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을 때 드는 뿌듯함이란.
내가 포기하고 싶어서 주저 앉았을 때, 끝까지 내 등을 떠밀었던 원장쌤!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다시는 오르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운동장 100바퀴 뛰는 게 낫지 싶습니다.
벌써 3년이나 흘렀다.
난 27살이 되었고, 3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아직까지 내 인생의 최고의 절경은 바로 산타 마리아 화산에서 내려다 본 풍경임에는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