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려운 산행을 해냈다는 뿌듯함, 성취감을 소중이 가슴 속에 간직 한 채 조금은 아쉬웠지만....아쉬움을 뒤로 한채 하산 하기 시작 했다. 힘들게 올라 왔는데 하루밤만 자고 하산하기는 많이 아까웠다.  하지만...불편한 로찌보다 한시바삐 내려가서 럭셔리한 호텔에서 하루 푹 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서둘렀다.
우리가 올라왔던 그 길은 티벳, 중국과의 교역로로 지금은 네팔리들이 이웃 동네 마실 가듯 이마에 끈을 대고 등짐을 가득 실은채 오르내리는 길이다. 어린 아이들도 짐을 매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라쥬. 찬드라가 그 무거운 배낭을 매고 우리보다 훨씬 잘 걷는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어제는 너무 힘들어 눈여겨 보지 않았던 조랑말  무리들도 간혹 마주쳤다.  무거운 짐을 등에 가득 매고 힘겹게 돌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머리만큼이나 큰 종을 목에 매달고 올라가는데 힘들어서 조금 꾀를 내어 멈추면 어김없이 등짝으로 회초리가 날아 온다....
조랑말의 슬픈 눈과 마주쳐 마음이 아파온다...괜히 눈을 마주쳤다 싶어 후회스러웠다.
하산 하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어제는 그래도 간혹 구름이 뙤약볕은 막아 줬는데...오늘은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 새파란 하늘이다.
아마 어제 이런 날씨에 올라 왔다면  쓰러졌을 거다..아마도.    하산 하는 길에 어제 함께 출발 했던 쭉쭉 빵빵 유럽 애들 만났다..
우리랑 함께 출발했던 걔들은  중간 로찌에서 하루묵고 오늘 출발 하여 올라 오면서 우리를 보는 순간.... 놀라움...부러움...탄성을 지르며 길을 비켜 주었다.  아...이 기쁜마음을 누구에게 전하랴..우리는 서로를 자랑 스러워 하면서.... 뙤약 볕에 지옥같은  계단을 빨갛게 익은 얼굴로 낑낑거리면서 올라오는 쭉쭉 빵빵을 보면서 낄낄거리며 내려 갔다.
정글을 통과 할때는 여전히 거머리 공포에 떨면서 손사례를 치고 발버둥 치면서 지나쳤다...길바닥에 나자빠져 있는 거머리를 보고 혹 먼저 간 우리 일행이 밥이 되지 않았나 걱정이 되어 뛰어가서 확인 하기도 하고. 폭우로 산 비탈의  집이 무너져 구차한 가재도구와 함께 휩쓸려 내려간 마을 사람들..마음 아파하면서..어제 올라갔던 돌계단을 하염없이 내려온다...오르막 돌계단을 만나면..주저 앉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도 하고  그래서 사람 마음이 참으로 간사 한 것이 어제는 그 많은 계단을 올라 갔는데...하산 길에 만난 몇개의 오르막 계단에 힘들어 한다..머리속은 텅 빈채 오로지 내려 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발이 닿는 대로 뙤약볕 아래로  터벅거리며 내려 간다....내려가는 길도 정말 만만치 않았다..우리의 대장 오마이...열 발톱 새까맣게 멍들고.젊은 사람 폐 될까봐 힘든다는 소리 한마디 못하고 묵묵히 발걸음을 뗀다. 라쥬. 찬드라 우리가 힘들어 하는 모습 안스러워 들고 있는 짐을 다 들어 주고..부축해 주고 네팔 민요인  '렛심 삐리리'를 부르며 힘을 돋우어 주는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 지옥같은 하산길...8시간만에 끝나고 물에 푹 젖은 솜 마냥 천근 만근 무거운 발을 이끌고 거의 너야풀 마을에 도착했을때 호텔 전용 차를 보는 순간 너무 반가왔다....운전사, 호텔 지배인 대단하다..수고했다며  아낌없이 축하 인사를 건네온다.
정이 듬뿍 들어 버린 아들같은 라쥬,  그리고 노련한 찬드라와 뜨거운 악수를 나누며 처음 계약 했던 돈보다 약간 더 챙겨 주었다.
다 해진 운동화를 신고 올라갔던 라쥬에게 등산화를 벗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대신 목에 감았던 손수건을 벗어서 라쥬목에 감아 줬더니 엄청 좋아했다...까만 얼굴에 온통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얼굴..아마 지금은 제법 어른 스러워 졌을 거다.
몸은 천근 만근 이었지만,  마음은 마구마구 하늘로 날아 갈 것 같아 단단히 붙들어 매고 숙소로 돌아 왔다...이 기분을 어떻게 다 표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2박 3일 코스를 무리하게 1박 2일로 감행 했던 것은 에어컨 빵빵 하게 나오는 숙소에서 하루종일 침대위에서 뒹굴고 싶어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여행의 묘미다.
그냥 침대에 누워 호텔 창 밖으로 시시각각으로 모습을 달리하는 거대한 히말라야 산 들을 하루종일 감상 하기 위함 아닌가.
오후에는 느긋하게 포가라 시내를 어슬렁 거리며 거리 구경도 하고 치즈 빵도 사먹고 폐와호 주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 만찬을 했다...가져간 소주도 한잔 하면서...카아~~~힘든 고행 뒤의 이 성취감과 뿌듯함으로 세상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다.
내일은 오전 10시 카투만두로 출발한다.
꿈속에서도 산을 몇번 오르락 내리락 거리면서...흐뭇한 마음으로 잠속으로......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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