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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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 가니에르의 요리세계는 상상할 수 없는 신비감이 가득하다. 음식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아귀 살을 프로슈토로 말아 특별조리한 요리.  


10월 1일 한국 땅에 별이 뜬다. 다름 아닌 ‘하늘의 별보다 따기 힘들다’는 미슐랭가이드의 ‘스타’다. 그것도 하나짜리가 아닌 미슐랭 최고 등급 ‘스리 스타’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5층에 들어서는 이 레스토랑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피에르 가니에르다. 국내 외식업계와 미식가들은 벌써 술렁이기 시작했다. 미슐랭의 찬사를 받은 맛이 궁금해 프랑스 파리를 찾았다. ‘스리 스타’ 피에르 가니에르, ‘투 스타’ 라세르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피에르 가니에르(Pierre Gagnaire)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서 걸어서 5분이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으며 한숨이 살짝 새어 나왔다. 갈색 톤의 실내 색조, 약간 어두운 조명 등 투박한 첫 인상 때문이다. ‘실망’이란 단어가 머리에 맴돌았다.

‘세계 50대 레스토랑 중 랭킹 3위(2007년 영국의 레스토랑 매거진(Restaurant Magazine) 발표’ ‘전문가들이 뽑은 미슐랭 으뜸 레스토랑(2008년 르 피가로 조사)’ 등 피에르 가니에르에 대해 쏟아진 찬사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했던 모양이다.

노년의 메니저가 다가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재료가 있나요?”라고 묻는다. 없다고 하니 음식이 하나 둘 오르기 시작한다. ‘아무즈 부쉬(Amuse Bouches)’다. 전채에 앞서 입을 즐겁게 해주는 메뉴로 따로 돈을 받지 않는다.

htm_2008070316154030003800-002.jpg스푼처럼 생긴 그릇에 담긴 참치 요리, 볼 모양의 튀김꼬치, 올리브유로 버무린 안초비, 잘게 썬 당근 위에 올라간 라즈베리 셔벗 등 나오는 메뉴마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어쩜 저렇게 앙증맞게…, 어쩜 저렇게 맛깔나게…, 어찌 저런 발상을…’. 한숨은 한 순간에 탄성으로 변했다. 요리는 워낙 양이 적어 한입에 쏙쏙 들어간다. 라즈베리 셔벗의 밑에 놓인 당근에서 술 맛이 났다. 일본술(사케)에 재운 것이란다. 당근·사케·라즈베리 셔벗.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재료가 한 그릇에 담겼다. 달달하고 시원한 맛에 씹는 느낌까지 오묘하다. 그제야 메뉴판을 내보인다. 세 가지 코스로 구성된 미니 시식 메뉴(105유로)를 주문했다.


송아지고기소를 넣어 군만두처럼 만든 것이랑 버섯볶음이 한 그릇에 담겼다. 버섯볶음 접시 아래 그릇 하나가 숨어 있다. 그 안엔 버섯크림이 담겨 있다. 재미난 발상이다. 다음은 아귀 살을 발라 프로슈토로 얇게 말아 구운 요리에 보리쌀로 만든 리조토를 곁들인 음식이다. 포크와 나이프를 들려는데 조리복 차림의 피에르 가니에르가 등장했다.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바닷가재 요리를 주방에서 들고 나와 손님 상에 올린다. 정열과 카리스마가 넘친다. 10여 가지의 디저트가 뒤를 이었다. 별 모양 그릇에 담긴 맥주무스, 고추냉이 아이스크림, 청포도… 보고 있자니 손님이 아닌 ‘음식 작품’ 관람객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함께 식사한 미슐랭 가이드 도쿄판 총책임자인 구웬달 플러넥(Gwendal Poullennec)은 “피에르 가니에르의 음식 세계는 상상을 뛰어넘는 신선함이 있다”며 “베이스나 드럼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재즈와 같다”고 말했다.

라세르(Lasserre) 레스토랑

htm_2008070316154030003800-003.jpg그랑팔래(Grand Palais) 앞의 아담한 건물. 현관에서 종업원이 반갑게 맞으며 엘리베이터로 2층으로 안내한다.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광경이 놀랍다. 흰 꽃 장식, 금빛 샹들리에, 앤틱 가구들… 그 사이사이에 자리한 연미복 차림의 종업원들. 작은 성에서 열리는 귀족의 만찬 파티에 초대받은 듯하다.

자리로 안내하는 나이든 매니저의 서비스엔 품위가 배어 있다. 차림표의 주방장 추천코스 메뉴가 눈에 띈다. 1인당 185유로에 일곱 가지 메뉴가 적혀 있다. 캐비아(철갑상어알) 완두콩 젤리·바닷가재 요리·마카로니 트러플(송로버섯)·송아지 목살구이 등. 본 메뉴가 나오기 전에 입가심으로 나온 아무즈 부쉬는 세 종류. 손바닥만 한 은접시에 한입에 넣기 좋은 크기로 담았다. 투명 설탕 판을 걸친 체리토마토·염소치즈, 올리브를 함께 담은 쿠키·과일잼 위에 푸아그라(거위 간)를 올린 나무스푼. 각기 다른 맛이 서로 거슬리지 않는다.

본 메뉴인 캐비아 완두콩 젤리가 나왔다. 하얀 접시에 놓인 9개의 작은 음식이 반듯하다. 흰색과 녹색이 교차하는 체스판 같다. 구슬만 하게 짜놓은 완두콩 크림은 맥주 거품처럼 부드럽고 구수하다. 하얀 아몬드판을 깔고 캐비아로 장식한 완두콩 크림은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이어지는 요리는 바닷가재. 접시 한복판의 두툼한 가재 살이 아니라면, 한국의 쌈밥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호박잎처럼 보이던 쌈 채소는 데친 양상추다. 그 안에는 밥이 아닌 바닷가재 살이 들어 있다. 입 안에 깊고 짙은 가재의 향이 퍼진다.

푸아그라로 속을 채운 마카로니, 그 다음의 송아지 요리가 나오는 순간 천장이 열리기 시작한다. 오후 9시5분. 아직 어둠이 깔리지 않아 파란 하늘이 머리 위에 가득하다. 자연의 빛을 받은 요리의 느낌이 색다르다.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에 놀라워하다가 흰 셔츠에 소스를 튀겼다. 젖은 수건을 들고 어디선가 쏜살같이 나타난 아주머니 종업원이 조심스럽게 소스를 닦아준다. 왜 서비스에서 미슐랭의 최고 평가(포크와 나이프 5개)를 받았는지 알겠다. 파인애플 코코아 무스, 복숭아 요구르트 셔벗, 마카롱 등 10여 가지의 디저트가 나왔다. 파리에서 요리유학 중인 백진욱(35)씨는 “라세르의 장 루이스 셰프는 프랑스 전통적인 요리 방식에 현대적인 창조성을 가미한 새로운 요리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료출처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21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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